아프리카의 농촌이 깨어나고 있다. 풍요로운 토양과 기후조건에도 불구하고 취약한 농업 인프라와 금융 및 기술 접근성으로 인해 낮은 생산성과 영세성을 보여왔던 아프리카의 농촌이 새로운 전환을 맞이하고 있다. 주여 공여국과 다자개발은행에서는 농업혁신(Agricultural Transformation)을 주제로 저마다의 아프리카 개발 지원 전략을 마련하여 적극 협력하고 있다.
미국원조개발청(USAID)은 지난 10년간 Feed the Future 프로그램을 통해 에티오피아, 가나, 케냐, 말리, 니제르, 나이지리아, 세네갈 및 우간다 농촌의 자산 증대 및 가치사슬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국제협력청(JICA) 역시 10년 동안 카메룬, 가나, 세네갈 등 12개국의 국가 쌀개발 전략(NRDS)의 수립과 신품종(NERICA) 개발 등을 지원하였으며 아프리카개발은행(AfDB)의 경우 2016년 중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5가지 전략 중 하나로 농업혁신전략(Feed Africa)을 발표하였다. 그렇다면 아프리카 농업혁신을 위해 KOICA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지원하고 있을까?
지난 10월 말, 서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의 국립 농촌지도센터(NAEC) 교원 후보자 21명이 동아프리카 우간다의 국립농업지도자연수원(NFLC)에서 2주간 농업지도자 교육을 받았다. 언어와 문화의 장벽도 새마을 정신의 전파를 가로막기에는 부족하였는지, 교육을 수료한 콩고 교원 모두 새로운 희망의 눈빛과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 차 있는 상황을 목도하며,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꼈다.
풍부한 농업 잠재력을 보유한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현재 KOICA 지원으로 국가 농촌지도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조만간 국립농촌지도센터(NAEC) 교원 후보자의 한국 초청 교육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내년에 센터가 구축되어 최종 선정된 교원들이 수도 킨샤사 지역 내 농촌지도사와 협동조합 리더의 교육을 전담하게 된다. 동 사업은 시범농장에 기바난 현장 밀착형 농촌지도센터 구축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국가 농촌지도시스템을 정상화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사업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헌신적이고 사명감에 찬 영농지도교원의 양성에 있다. 이를 위하여 2016년 KOICA의 지원으로 동아프리카 우간다에서 개원한 국립농업지도자연수원(NFLC)에 교육을 위탁하게 되었다. 해당 기관은 한국의 가나안농군학교를 모태로 하여 설립된 기관인데, 한국과 마찬가지고 새벽 5시 기상, 이론교육과 시범농장에서의 실습교육, 그리고 매일 밤 실천계획(Action Plan) 수립 등을 마치고 나면 몸은 힘들지만 보람과 희망에 찬 단잠을 이룰 수 있는 곳이다. 해당 연수원에서는 이미 인근 Mpigi 지역의 농촌혁신에 많은 역할을 하였고, 현지 농업부뿐 아니라 FAO, IFAD 등 국제기구에서도 교육 의뢰를 많이 하는 등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연수원 교육생들은 이곳에서 개척정신과 커뮤니티 개발, 작물생산 및 축산법, 농자재의 활용과 병해충 관리, 마케팅과 가치사슬 개발 등 아프리카 농촌혁신에 필요한 이론과 기술, 정신과 리더십에 대한 통합적인 교육을 받게 된다. 또한 연수원 부속 버섯재배시설, 양계장, 돼지 축사, 온실 재배장 등에서의 운영실습을 통하여 상업적 영농(Commercial Farming)에 대한 기술을 전수받는다.
아프리카의 농천혁신을 위한 KOICA의 다양한 협력 모델은 이와 같이 헌신적이고 사명감 있는 농촌리더의 육성에서부터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 농촌의 새벽을 일깨웠던 근면·자조·협동의 정신이 우간다를 넘어 콩고민주공화국으로 확산되는 모습을 직접 보면서, 아프리카 농촌의 희망과 미래의 산실, 우간다 국립농업지도자연수원(NFLC)의 지속적 발전과 이에 대한 한국 국민의 지속적인 응원을 기대해본다.
- 전홍민 한국개발전략연구소(KDS) 이사 -
